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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스케치]저소득층에 식료품제공하는 창동 푸드마켓
담당자 | 서울푸드뱅크
작성일 | 2003.04.28
《24일 오후 3시 서울 도봉구 지하철 4호선 창동역 건물 1
층 ‘푸드 마켓’. 여대생 2명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오늘 저녁에 김치찌개 해먹자. 돼지고기 한 근에 두부
반 모…. 어, 근데 좀 이상하다.”》
그러자 푸드 마켓 직원이 “여기는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농산물과 식료품 등을 기증받아 생활이 어려
운 분들에게 무료로 드리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3월 초 문을 연 이곳은 국내 유일의 푸드 마켓.
서울지역 기초생활수급대상자 가운데 회원으로 등록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푸드 마켓은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푸드 뱅크’의 대안으
로 등장했다. 푸드 뱅크는 음식물을 기증받아 복지단체 양
로원 무의탁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전달하는 제도. 그
러나 받는 사람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나눠
주기 때문에 필요한 물품이 제공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반면 푸드 마켓은 직접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 푸드
뱅크가 공급자 중심이라면 푸드 마켓은 수요자 중심인
셈.
창동 푸드 마켓의 250여평 매장엔 쌀 밀가루 돼지고기 야
채 등 30여종의 농산물과 식료품이 진열돼 있다.박한묵(朴
漢默) 관리소장은 “오늘 제주도의 한 농가에서 양배추
한 트럭을 기증해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회원들에게 양
배추를 가져가라고 열심히 전화를 걸고 있었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개장 초기엔 기탁 물품이 적어 어려움을 겪
었다. 현재 해찬들 CJ 하나로마트 이마트 등 식료품 제조
업체와 유통업체 10여곳이 고정적으로 물품을 기증하고 있
다.
개인이나 단체도 기증한다. 국제라이온스협회는 지난달
쌀 1000만원어치를 기증했다. 경기 포천군에 사는 한 사람
은 계란 30만원어치를 사서 기증했고 매달 국수와 밀가루
를 기증하는 사람도 있다.간혹 얌체족도 있다. 박 소장은
“경기도에 사는 한 분이 쌀을 가져가라고 해서 가보니 먹
지 못할 정도로 상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곳에 회원으
로 등록한 저소득층은 1700여명. 하루 평균 100여명이 찾
는다. 식품이 부족해 주 1회이던 회원당 이용 횟수를 최
근 월 1회로 줄였다. 한 번에 가져갈 수 있는 품목도 5가
지로 제한했다.박 소장은 “이제 쌀이 다 떨어져 가고 김
치도 없어 걱정”이라며 “5월부터는 기증을 위해 직접 기
업체 등을 찾아 나설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걸음이 불편한 70대 할아버지가 코흘리개
손자와 이곳을 찾았다. 할아버지는 쌀 계란 밀가루 양배추
를, 아이는 카레밥을 골랐다. 5가지를 모두 채웠으니 더
이상 가져갈 수 없게 됐다. 그런데 어린이는 자꾸 도넛 앞
에서 기웃거렸다.
이 모습을 본 박 소장은 “너 빵 좋아하니? 도넛 두 봉지
가져 가렴”하고 말했다.
옆에 있던 자원봉사 아주머니도 음료수 몇 병을 슬쩍 손
에 쥐어주었다. 어린이의 얼굴에선 환한 미소가 해맑게 피
어났다.
[동아일보] 2003-04-26 () 23면 1383자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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