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기사> `푸드마켓` 텅 비었다

담당자 | 서울푸드뱅크 작성일 | 2003.03.21

저소득층 시민들이 원하는 식료품등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푸드마켓’이 기증 식료품 부족으로 운영에 큰 어
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시가 1호점의 문을 연 ‘푸드마켓’은 기존
의 ‘푸드뱅크’(저소득층 시민에게 식료품을 무료로 나눠
주는 제도)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즉 푸드뱅크는 받는 사람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
으로 식료품을 나눠주기 때문에 정작 필요한 물품은 구하
기 어렵다는 민원이 자주 제기됐다.
이후 서울시는 기업체로부터 기부받은 각종 식료품을 무료
로 가져갈수 있는 푸드마켓을 연 것이다.
그러나 19일 오후 찾은 서울 도봉구 창동의 ‘푸드마켓’
에는 진열된 상품이 거의 없었다. 면적은 30평대로 제법
큰 동네슈퍼마켓 규모지만 진열대 대부분은 텅 비어있었
다. 그마나 일부 진열대에 올려진 식료품은 인삼드링크,
젓갈, 식초, 시든 배추 몇 포기에 불과했다. 1인당 5개 품
목까지만 가져갈 수 있지만 쌀이나 라면, 야채 등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종로구 창신동에서 혼자 사는 정명자(74) 할머니는 식초
와 젓갈 두세가지를 고른 후 “식료품이 골고루 있었으면
좋겠는데 별로 없네. 쌀이나 라면 같은 거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라며 낙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만 26억원대의 식품이 기탁될 정도로 성공한 푸드뱅
크와 달리 푸드마켓이 기업체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는
상점에 자신들의 상품이 ‘진열’되는 것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즉 기증된 물건이 일반매장으로 흘러들어갈 가
능성과 함께 진열된 물건이 안팔리는 재고품으로 오해받
아 이미지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않은 물건을 나눠줬다가 문제가 발생
할 경우 기탁자가 책임져야 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CJ 사회공헌팀 곽대석 팀장은 “푸드마켓을 악용하는 사람
들도 나올 수 있고 기탁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안전장치도
없기 때문에 선뜻 식품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
다.
당초 서울시는 창동점을 시범운영한 후 권역별로 확대한다
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대다수 식품 생산업체들의 외면으
로 기증되는 물건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서울시 사회사업과 이은웅 주임은 “기탁자를 보호하고 세
제 혜택을 주는 등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근본적
으로는 기업들이 푸드마켓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기만 바
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김남석기자
2003-03-20 namdol@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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