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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푸드뱅크 새 복지운동으로 뜬다
담당자 | 서울푸드뱅크
작성일 | 2002.12.10
학교들의 급식시간이 끝나는 오후 1시. 은평기초푸드뱅크
의 이병산 사회복지사는 거의 매일 푸드뱅크라고 선명하게
적힌 녹색 냉동차를 몰고 복지관을 나선다.
선일여고·동명여고·신진공고·예일초교·숭실중교·증산
중교 등 모두 6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배식한 후 남은 음
식을 기탁받아 복지관으로 돌아온 이복지사는 자원봉사자들
과 함께 도시락을 만들기도 하고 복지관에 설치된 급식소
에 음식을 차려내기도 한다.
이복지사는 “본래 급식시설에서는 음식이나 음식재료 기탁
을 꺼렸으나 푸드뱅크에서 설득하고 협약서까지 써서 지금
은 학교 영양사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푸드뱅크의 취지에 적
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먹을 수 있는데도 버려지는 음식을 이웃과 나누자는 취지
의 ‘푸드뱅크 사업’이 새로운 사회복지운동으로 떠오르
고 있다. 지난 1998년 서울,부산,대구,과천시 4곳 시범사
업 실시를 계기로 시작된 푸드뱅크는 99년 전국으로 확대된
이후 기탁액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차츰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매년 8조원의 음식물이 쓰레기로 버려지
고 전체 유통식품의 3%이상인 9000억원의 식품이 유통·판
매과정에서 폐기처분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때 푸드뱅크
사업은 아직도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기탁식품 증가=푸드뱅크 기탁액은 98년 28억원(1만6408
건)에서 99년 51억원(7만223건),2000년 72억원(10만257건),
지난해 163억원(14만9730건)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
다. 올들어 6월말까지 기탁액은 101억원(6만8899건)으로 연
말까지 200억원이 넘는 식품들이 기탁될 전망이다.
서울광역푸드뱅크의 경우 지난 2000년 3억9004만원에서 지
난해 14억3935만원,올 6월말 12억1675만원이 기탁돼 연말에
는 20억원을 손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탁물
품이 늘어남에 따라 식품 배분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99년 저소득가정 45건,무료급식소 28건,사회복
지관 319건,사회복지시설 305건 등으로 전체 697건에 그쳤
던 식품 배분은 지난해 저소득가정 13만2782건,무료급식소
1만1143건,사회복지관 1만5621건,사회복지시설 2만3072건
등 모두 18만2618건에 달했다.
하지만 기탁식품의 대부분을 빵 등 간편식이나 양념류가 차
지하면서 실제 푸드뱅크 이용자들의 요구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기탁된 물품별 액수는 빵 등 간편식
이 4억5000만원(36.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통조림 등 가
공식품 2억4354만원(20.0%),양념류 3억935만원(25.4%) 등이
었다.
반면 쌀,고기 등 농수축산물의 기탁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조리가 이미 돼 배분에 간편한 조리음식도 4786만원
이 기탁돼 전체 기탁액의 3.9%에 그쳤다.
◇활성화의 걸림돌=조리음식 같이 이용자들의 요구가 높은
식품의 기탁이 턱없이 낮은 이유는 위생안전 사고가 일어
날 경우 기탁자가 입게 될 책임때문이다. 호텔 뷔페나 기
업 구내식당 등에서 기탁한 식품을 먹고 푸드뱅크 이용자들
이 탈이 날 경우 현행법상 기탁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기탁식품으로 인한 각종 문제의 책
임을 기탁자에게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식품기탁촉진에
관한 법률’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
류중이다.
또 하나 푸드뱅크 활성화의 걸림돌은 사업을 이끌어갈 인력
의 절대부족이다. 서울의 경우 각 자치구마다 기초푸드뱅
크 1곳(노원구는 2곳,서대문구 제외)을 설치했지만 담당자
는 1∼2명에 그치는데다 위탁운영하는 탓에 전문인력이 부
족하다.
이에 대해 박미현 서울광역푸드뱅크팀장은 “외국의 경우
를 보더라도 기탁식품의 수령·분류·포장·분배와 위생검
사 등의 전과정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서기초푸드뱅크 이재동 사회복지사는 “창고 등 기탁품
보관공간이 없어 기탁된 식품은 그날 그날 모두 소화하고
있다”며 “수요와 공급에 맞춰 푸드뱅크를 운영하기 위해
서는 창고,냉동차 같은 시설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참여방법 다양화=전국푸드뱅크에서는 푸드뱅크 사업의 효
과적 추진을 위해 공공근로인력 지원이나 중·고등학생의
성적에 반영되는 ‘사회봉사활동’의 적극 유치를 계획하
고 있다.
또 일반 시민들의 손쉬운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백일·돌잔
치나 회갑,결혼식 등 가족행사때 따로 푸드뱅크 기탁분만큼
의 음식을 만들어 기탁하거나 사순절,부활절,추수감사절,성
탄절과 같은 절기에 맞춰 교회에 푸드뱅크 기탁박스를 설치
해 쌀이나 채소 등 각종 농축수산물을 기탁받는 방안도 추
진중이다.
김찬희기자 chkim@kmib.co.kr
12월 9일자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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