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기사> 사랑의 음식을 이웃들과 함께

담당자 | 서울푸드뱅크 작성일 | 2001.12.20

(시니어 저널 2001. 12. 10)

"사랑의 음식을 이웃들과 함께"

지난 10개월 동안 4천5백만원어치 제공

지난달 23일 오후3시, 서울 금천구 청담종합사회
복지관 대강당에는 노인 20여명이 반찬베낭을 손
에 들고 한자리에 모였다. 복지관 부설 푸드뱅크
에서 나눠주는 밑반찬과 빵 등 음식을 받아가기
위해서다.
금천푸드뱅크 강상준씨는 "건강하지 못한 독거노
인들에게는 가정으로 밑반찬을 직접 배달해주지
만, 움직일 수 있는 건강한 노인들은 복지관에
와서 이렇게 음식을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한해동안 버려지는 음식쓰레기는
약 8조원. ´푸드뱅크´는 버려지는 멀쩡한 음식들
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자는 취지로 98년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는 전국 시·군·구
마다 푸드뱅크가 설치돼 잉여식품들을 모아 어려
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지난 4년간 전국
의 푸드뱅크에는 약 271억원 상당의 식품들이 기
탁됐으며, 특히 올해에는 9개월동안 모두 120억
원이 기탁돼 푸드뱅크사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
다.
서울 금천푸드뱅크는 실제 운영된지 1년도 채 안
됐지만, 전국 기초푸드뱅크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 지난 10개월동안 금천푸드뱅크에
기탁된 식품은 모두 2천여만원어치에 달한다. 전
국·광역푸드뱅크에서 지원한 식품까지 포함하
면 약 4500만원의 음식들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제공한 셈이다.
금천푸드뱅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탁처만 해
도 모두 31곳. 이 가운데에는 제과점이 가장 많
고, 기업의 구내식당, 외식업체, 그리고 대형할
인점 등에서도 매일같이 음식들이 기탁되고 있
다. 푸드뱅크 음식들은 주로 금천구내 공부방이
나 경로당, 복지관 등 복지관련 기관·단체에 제
공되고 있으며, 혼자 생활하는 독거노인 30여명
에게도 배분된다.
금천푸드뱅크가 전국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
보다 한발 앞선 기획력과 발빠른 행동에 있다.
기초푸드뱅크에서 실시하기 어려운 홍보용 팜플
릿과 스티커를 직접 제작했다. 이 팜플렛과 스티
커는 현재 전국의 푸드뱅크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 얼마전에는 홍보용 병따개까지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천푸드뱅크 강상준씨는 이같은 칭찬을 주변의
도움과 자치단체 등의 지원으로 돌린다.
"처음 시작할때는 아무런 장비도 없었어요. 홍보
용 스티커와 팜플렛을 개발한 대가로 서울시푸드
뱅크에서 냉동겸용냉장고를 지원해줘 음식보관
문제가 해결됐고, 구청에서도 자활근로 7명을 지
원해 음식들을 원활히 유통할 수 있었죠."
하지만 푸드뱅크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현재 정부로부터 푸드뱅크 담
당자 인건비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다. 특히 금천구 자활근로사업이 올 12월에 종료
되고 내년 3월부터 재개되는데, 그 사이 음식들
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요즘 금천푸드뱅크의 고
민이다.
"늦게나마 서울시에서 내년에는 모든 기초푸드뱅
크에 냉동고와 냉동차량, 담당자 인건비를 지원
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자활근로가 종료되면 음
식을 나눠줄 사람이 없어 걱정입니다."
또한 푸드뱅크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많이 부족
하다. 강씨는 "푸드뱅크사업이 활성화 되려면 무
엇보다 홍보가 중요한데, 복지부가 전국적인 홍
보사업에 좀더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강씨는 "약 1년간 푸드뱅크사업을 하는동안 많
은 매력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곳간에
서 인심난다´고 푸드뱅크사업을 하다보니 지역
내 복지기관들이 경쟁이 아닌 협력관계를 갖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푸드뱅크로 인해 그동안 밑
반찬배달사업을 하느라 분주했던 재가복지사업
이 본래의 기능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도 발견
했습니다."
강씨는 마지막으로 "금천구에서 우리나라 푸드뱅
크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송선미 기자>


첨부파일

목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