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기사>"月70만원 받아 944원으로 한끼"

작성자 | 서울푸드뱅크 작성일 | 2005.06.09

(::여성가장 박영희씨가 공개한 "최저임금 가계부"::)인천의 모 대학에서 미화원으로 일하며 병 든 남편과 자녀 둘을 부양하는 박영희(57)씨.

박씨가 용역회사로부터 받는 임금은 상여포함 70만원. 월급으로 는 턱도 없이 모자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짬짬이 신문과 박스, 캔 등 재활용품을 수집해 번 돈 9만2000원을 보태면 총 수입은 79만2000원이다. 1년전까지만 해도 맞벌이 부부였다. 그러나 막노동으로 아이들 학비를 벌던 남편은 현재 지병으로 투병중이다.

박씨가 8일 자신의 가계부와 밥상을 들고 나왔다. 전국여성노조,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노동단체 들이 최저임금 현실화를 주장하며 이날 낮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마련한 행사 ‘최저임금 받는 영희씨와의 점심식사’ 라는 이벤트에 모습을 나타냈다.

박씨가 토해낸 한달 ‘씀씀이’의 실상은 이렇다. 남편 병원비 20만원, 두 아이의 핸드폰 요금과 용돈 11만5000원, 경조사비 7만원, 전기요금 3만원, 수도요금 5000원, 대출이자 5만원, 보험금 5만2000원 등을 제하고 나니 식비로 쓸 수 있는 돈은 17만원. 문화생활은 꿈도 못꾸고 경조사 때 입고 갈 마땅한 옷도 한벌 없지만 여유가 전혀 없다.

아이들은 주로 밖에서 밥을 먹기 때문에 부부가 집에서 먹는 식 비를 계산해보니 한끼에 944.4원꼴이다(월 식비 17만원/30일/3식/2인〓944.4원).

평소에 김치만 달랑 놓고 밥을 먹지만, 이날은 많은 이들에게 공개하는 밥상이니만큼 신경을 많이 썼다.

“콩나물 100원어치로 만든 국과 무침, 김구이 1장(100원), 두부 4쪽(120원), 김치 그리고 밥 한그릇.” 최씨가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의논해 944.4원으로 살 수 있는 만큼의 재료를 최대한 써서 마련한 식단이다.

박씨는 행사 참가자들에게 이같은 메뉴의 식사를 나눠주고 함께 먹었다.

박씨는 “최저임금으로 최하위 바닥생활을 하면서 속내를 보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좀 부끄럽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61만1840원인 최저임금으로는 최저생계도 보장받기 힘들다는 현실이 알 려져 최저임금이 인상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임금협상에서 회사는 최저임금을 제시하기 때문에 힘없는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이 인상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 면서 “최저임금을 전체 노동자 임금의 50%선인 81만5100원으로 책정해달라”고 호소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9월부터 내년 말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 을 이번 달중 결정할 예정이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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