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기사>어려운 이웃에 음식 나눠주는 ‘푸드뱅크’ 작년 인천지역 32만명 혜택

작성자 | 서울푸드뱅크 작성일 | 2005.01.12

어려운 이웃에 음식 나눠주는 ‘푸드뱅크’ 작년 인천지역 32만명 혜택
(2005.1.12 (수) 08:51) 조선일보

제과점·할인마트 등서 받아 소년소녀가장 등에 전달 구별로
11개 운영… 도움 주고 받으려면 1377번 전화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과 음식을 나눈다는 취지로 IMF외환위기사태 직후인 1998년부터 민간단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푸드뱅크(Food Bank·음식은행) 사업이 인천지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배창진(33)씨는 인천 남동구에서 푸드뱅크 사업을 하고 있는 남동구 자원봉사센터 직원이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음식물을 받으러 갈 곳을 챙겨본 후 바로 1.25t 냉동탑차를 몰고 ‘음식사냥’에 나선다. 빵집, 대형할인마트, 제과업체, 학교 급식소 등을 바쁘게 돌며 음식을 수집하다 보면 오전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구청에 돌아와 점심을 먹고 1시부터 다시 차를 몰고 나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냉동탑차 안에는 빵과 밥이 수북이 쌓여간다.

2시가 넘어가면 음식 배분이 시작된다. 노인복지시설인 ‘모니카의 집’과 ‘소망의 집’, 무료급식소 등 음식을 필요로 하는 남동구의 구석구석을 쉴 새 없이 누빈다.

일을 마치고 구청에 돌아오면 오후 6시. 하루 종일 운전하고 무거운 음식을 나르다 보면 지칠 법도 하지만 배씨는 “음식을 주는 이들의 푸근한 미소와 음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인천시 푸드뱅크 현황=인천시에는 옹진군을 제외한 9개 구·군에 11개의 푸드뱅크가 운영되고 있다.지역이 넓은 서구에 2곳이 있고 시 전역을 사업대상으로 하는 광역 푸드뱅크가 남구 숭의동에 있다.

운영주체는 대부분 사회복지시설이지만, 남동구에서는 구청에 입주한 자원봉사센터가, 강화군에서는 지역 성공회가 운영한다.

작년 인천지역에서 이들 푸드뱅크에 기탁된 음식은 6억7800여만원 어치. 〈그래픽〉

푸드뱅크에 음식물을 기탁하는 곳은 빵집, 대형할인마트, 제과업체, 학교 급식소 등 다양하다. 식품제조·가공업체에서 1억9089만원, 식품 도·소매업체에서 1억4737만원, 식당 등 식품접객업소에서 3564만원을 기탁받았다.

기탁되는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다. 밥·떡·면 등 주식류가 28%, 햄·반찬·국 등 부식류가 25.4%, 음료수·과자·과일 등 간식류가 18.7%, 야채·생선·고기·양념 등 식재료가 9.4% 등이다.

이렇게 모인 음식은 푸드뱅크를 통해 곳곳으로 나눠진다. 작년 한해 133개 단체, 연인원 32만여명에게 9억8789만원 어치가 전달됐다. <그래픽> 무료급식소·복지관·쉼터 등 각종 이용시설에 3억2957만원(33.4%), 아동·노인·장애인·여성 생활시설 등 각종 생활시설에 2억8942만원(29.3%), 종교·사회단체 등 각종 법인·단체에 1억6679만원(16.9%), 결식아동·소년소녀가장·저소득 장애인 등 재가(在家)이용 대상자들에 2억210만원(20.4%) 어치 등이다. 배분액이 기탁액(6억7800만원)보다 큰 것은 인천시 광역 푸드뱅크가 인천 이외의 지역에서 기탁받은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우리나라의 경우 기탁한 음식에서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기탁자가 민·형사상 책임을 지도록 돼있다. 미국·캐나다 등에서 ‘기탁자보호법’을 두고 기탁자를 보호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때문에 개인과 달리 복잡한 내부 결재 과정을 거쳐야 하는 기업은 음식 기탁을 꺼린다고 한다. 배씨는 “우리나라도 기탁자보호법과 같은 법을 빨리 만들어 기탁자들의 선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 소극적인 지원도 문제다. 인천시는 지금까지 각 푸드뱅크에 냉동탑차 1대씩과 컴퓨터, 냉장고 등을 지원한 것이 전부다. 푸드뱅크 운영을 맡고 있는 각 사회단체의 직원·자원봉사자도 부족한 상황이다.

배씨는 푸드뱅크 요원으로서가 아니라 배씨가 속한 자원봉사센터 직원으로서 월급을 받는다. 그는 “일을 도와줄 사람이 1명만 더 있어도 기탁자와 어려운 이웃 모두에게 더 큰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인천시는 올해 2억2000만원을 들여 11곳의 푸드뱅크에 전담직원 1명의 인건비와 운반차량 유지비·보험료 등을 지원키로 했다.

◆푸드뱅크 사업에 동참하려면=어려운 이웃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싶은 사람이나 음식을 받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인천 어디서나 국번없이 1377번으로 전화하면 된다. 대량의 물품을 기탁하려면 인천시 광역 푸드뱅크(☎891-1377)로 연락하면 된다.

푸드뱅크에서 자원봉사를 원하는 사람들도 1377번을 누르면 참여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는 행정업무, 기탁품의 수거와 운송, 기탁품의 분배와 조리 등을 한다.

(이용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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