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푸드뱅크 > 열린마당
     월세 단돈 5700원… 5년만에 3000만원 모았어요
     서울푸드뱅크 (2005-11-30)   Hit : 1227  

 

꿈이 익는 11평 아파트
대구시 복지관서 운영 여성근로자에만 임대


[조선일보 최재훈 기자]

23일 오전 11시쯤 대구시 달서구 성당1동 한마음아파트 가동 107호. 주인 김상미(여·26)씨가 현관문을 열며 환한 미소로 맞았다. 가로·세로 1.5m 정도밖에 안 되는 마루 양쪽으로 방 2개, 화장실 1개가 있고, 안쪽에는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로 비좁은 부엌이 자리잡고 있었다. 우측에 있는 작은방 문을 열려고 하자 상미씨가 “잠시만요!” 하면서 후닥닥 들어가버린다. 잠시 후 열어 준 3평 남짓한 방안에는 앉은뱅이 화장대와 옷걸이, 이불, TV 등 살림살이가 가득했다.


상미씨가 입주해 있는 11평짜리 아파트. 강은주(여·28)씨 자매와 함께 3명이 살고 있는 이곳은 대구시종합복지회관이 운영하는 임대아파트인 ‘한마음아파트’. 보증금 1만1400원에 월 임대료 5700원짜리다. 1985년 대구시가 여성 근로자를 위해 11평형 아파트 100채를 5층 건물 2개 동으로 나눠 지었다. 현재 270명이 입주해 있는 ‘금남(禁男)의 집’에서는 사회 초년병 여성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이곳에서 사는 5년간 3000만원이나 모았어요. 악착같이 일해서 빨리 시집가야죠.”


간호조무사인 상미씨. “처음에는 보증금이나 임대료에서 ‘0’이 하나 빠진 줄 알았다”고 했다. 상미씨의 한 달 월급은 107만원. 이 중 임대료와 전기료, 수도료 등 공과금으로 드는 돈은 2만5000∼3만원 정도. 때문에 한 달에 50만원 이상을 저금하고 20만원을 부모님에게 보낸다. 입주 5년 만에 3000만원을 모은 상미씨는 “2000년 갑자기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입주하게 됐다”면서 “어느새 결혼자금을 모았다”고 흐뭇해 했다.


나동 306호에 살고 있는 김은주(25)씨는 9급 공무원을 목표로 주경야독(晝耕夜讀)하고 있다. 낮에는 회계사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복지회관에 있는 도서실을 이용해 시험 준비를 한다. 은주씨는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공무원 시험 준비는 공짜로 하는 셈”이라며 “우리 아파트는 내게 집이자,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놀이터이자, 꿈을 이뤄가는 보금자리”라고 했다.


특기적성교사 관리회사에서 상담교사로 근무 중인 김민경(24)씨는 동생 민정(23)씨와 함께 가동 105호에 산다. 통영이 고향인 민경씨 자매는 2003년에 입주했다. 민경씨 자매의 목표는 계약기간 끝나기 전까지 결혼자금을 마련하는 것. 민경씨는 “둘의 생활비가 혼자서 하숙 할 때의 5분의 1밖에 안 된다”며 “결혼자금 2000만원을 목표로 열심히 모으고 있다”고 했다.


한마음아파트의 또 다른 장점은 ‘안전’. 자정이 넘으면 출입이 통제되고, 가족이 아닌 외간 남자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 유흥업소 종사자들이나 정신질환자들은 아예 입주가 금지돼 있다. 나동 205호에 사는 이선영(27)씨는 “늘 관리인 아저씨가 지키고 있어 무섭지 않고, 외부인 출입이 통제돼 부모님도 안심시킬 수 있어 여자가 살기에 좋은 곳”이라고 했다.


지은 지 20년이 돼 시설은 낡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입주자들은 2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으며, 현재 2년 이상 살고 있는 입주민도 3분의 2 가량 된다.


복지회관 담당 직원 정은주(37)씨는 “기대만큼은 안 되더라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근로 여성들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재훈기자 acrobat@chosun.com )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FMS실적등록마감안내 서울특별시광역푸드뱅 2019-01-24 989
  개인정보보호법 주민등록번호 수집 관련 시행령개정 입니다 서울푸드뱅크 2014-08-08 3368
363   2006년도 2월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 추천안내 서울푸드뱅크 2006-01-23 1370
362   민간의보 현황과 전망 서울푸드뱅크 2006-01-17 1193
361   오랜만에 말문 연 김호연 빙그레 회장 서울푸드뱅크 2006-01-17 1414
360   기초생활수급자 142만 4천명 중 시설은 8만 6천명 서울푸드뱅크 2006-01-12 1204
359   복지부장관 유시민 의원 확정 서울푸드뱅크 2006-01-11 1174
358   새 보건복지부 장관에 유시민 의원 내정 서울푸드뱅크 2006-01-05 1260
357   울산 저소득층 학생 1500명 방학 중엔 급식비 못받아 서울푸드뱅크 2006-01-03 1148
356   서울광역푸드뱅크입니다. 서울푸드뱅크 2005-12-29 1410
355   아듀! 기생충알 김치 서울푸드뱅크 2005-12-29 1211
354   서울시 복지예산 5년새 72%증가 서울푸드뱅크 2005-12-26 1170
353   제발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서울푸드뱅크 2005-12-21 1156
352   급식지원 10명중 7명 방학땐 급식지원 안 받아 서울푸드뱅크 2005-12-19 1159
351   [속도내는 노인수발보장제] 질환고통 국가가 보호막 서울푸드뱅크 2005-12-15 1164
350   연말인데 사랑의 체감온도는 뚝 서울푸드뱅크 2005-12-12 1166
349   독거노인들 “너무 추워요” 서울푸드뱅크 2005-12-02 1182
  월세 단돈 5700원… 5년만에 3000만원 모았어요 서울푸드뱅크 2005-11-30 1228
347   노인수발보장법, 돈없는 노년층엔 그림의 떡 서울푸드뱅크 2005-11-30 1146
346   서울 시민 1만여명이상 쪽방·비닐하우스 기거 서울푸드뱅크 2005-11-28 1224
345   노인 6명중 1명 혼자 산다 서울푸드뱅크 2005-11-23 1155
344   인생2막 여는 시니어타운…“진작 올걸 그랬네” 서울푸드뱅크 2005-11-22 1278
 1  2  3  4  5  6  7  8  9  10  ..[27] [다음 10 개]
 

상호 : 사회복지법인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  고유번호 : 105-82-11259  대표 : 김현훈
(우) 01411  주소 :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 13길 70 (구주소 : 창동 1-7)  유선전화 : 02-905-1377  FAX : 02-905-1338 통신판매번호 : 2017-서울마포-0817